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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연애

"테토남"과 "에겐남"이 의미하는 범주화의 함정

by 하루 세개의 알찬 정보 2025.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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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커뮤니티에서 자주 회자되는 ‘테도남’, ‘에겐남’이라는 말, 처음 들으면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 단어들이 단순히 유행어라고 넘기기엔, 너무나도 정교하게 우리 사회의 남성상과 여성상을 가르고 있습니다.

테도남은 테스토스테론이 많은 남자, 에겐남은 에스트로겐이 많은 남자로 풀이되지만, 그 이면에는 사회가 바라는 ‘이상적 성향’과 ‘배제할 성향’이라는 구분이 숨겨져 있습니다.

 

마치 인간의 성격을 화학물질 몇 방울로 설명하듯, 사람을 너무 단순한 프레임으로 재단하고 있는 셈이죠.

이번 글에서는 이러한 언어적 범주화가 실제로 어떤 맥락에서 등장했는지, 여기에 여성은 어떻게 대응되며 사회 구조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목차

  1. '테도남'과 '에겐남'이라는 언어의 정체
  2. 여성에게 적용된 범주화 – ‘테토녀’와 ‘에겐녀’
  3. 범주화가 생겨난 배경과 사회적 원인
  4. 연애 심리와 정신병리학적 해석

 


 

1. '테도남'과 '에겐남'이라는 언어의 정체

‘테도남’은 전통적인 남성성을, ‘에겐남’은 부드럽고 감성적인 남성상을 가리킵니다. 이 용어는 겉으로는 호르몬 분포를 기반으로 한 듯 보이지만, 실상은 사회적 기준을 통해 남성을 선호와 비선호의 영역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 테도남: 추진력 있고, 결단력 있으며, 경제적 능력을 갖춘 ‘이상적 남성’ 이미지로 소비됨.
  • 에겐남: 감성적이고 배려심 많은 남성이지만, 때로는 우유부단하거나 소극적이라는 해석으로 전환되기도 함.

이러한 구분은 생물학과 무관하며, 결국 상대가 원하는 ‘남성상’을 특정 방향으로 고정하려는 표현입니다.

 

 

2. 여성에게 적용된 범주화 – ‘테토녀’와 ‘에겐녀’

남성에게 ‘테도남’, ‘에겐남’이라는 분류가 있다면, 여성에게도 ‘테토녀’, ‘에겐녀’라는 표현이 비슷한 방식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 테토녀: 테스토스테론이 많은 여성이라는 의미에서 유래. 보통 주체적이고, 자기 주장 강하며, 직설적인 여성을 가리킵니다. 남성적 성향을 띤다는 이유로 '까칠하다', '이기적이다'는 인식이 함께 붙기도 합니다.
  • 에겐녀: 에스트로겐이 많은 여성이라는 의미에서 유래. 감성적이고 감정 표현에 솔직하며 공감 능력이 높은 여성을 가리킵니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순종적’, ‘무른’ 사람이라는 이미지로 축소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프레임은 여성에게도 이중적인 평가를 덧씌우며, 여성성 안에서도 ‘적절한 선’을 그으려는 시도로 작동합니다.
결국, 테토녀도, 에겐녀도 사회가 허용하는 태도 바깥에 있으면 ‘불편한 여성’으로 규정되는 방식입니다.

 

 

3. 범주화가 생겨난 배경과 사회적 원인

이러한 언어는 개인을 설명하는 도구라기보다는, 사회가 불안을 관리하고자 사용하는 상징적 질서의 수단입니다.

  • 경제적 위기와 관계 조건화: 연애와 결혼이 경제적 부담과 연결되며, 감정보다 조건이 우선시됨.
  • 미디어와 SNS의 구조적 영향: 자극적인 평가가 확산되기 쉬운 플랫폼 구조는 이러한 단순화된 언어에 힘을 실어줍니다.
  • 정체성 피로와 기준의 고착화: 성역할 경계가 흐려진 시대일수록, 사람들은 더 명확한 ‘구분선’을 찾으려 합니다. 이때 ‘테도남 vs 에겐남’, ‘테토녀 vs 에겐녀’ 같은 언어가 등장하게 됩니다.

 

4. 연애 심리와 정신병리학적 해석

  • 이분법적 사고의 함정: 테도=능동, 에겐=수동이라는 고정된 이미지가 형성되며, 실제 성격의 다양성과 복합성이 무시됩니다.
  • 인지적 단순화와 감정 억제: 감성적인 남성이나 강단 있는 여성이 ‘이상하다’는 평가를 받을수록, 사람들은 자기 본연의 감정과 특성을 숨기게 됩니다.
  • 정체성 왜곡과 관계 피로감: 연애 시장에서 ‘올바른 캐릭터’에 맞춰 자신을 연출해야 한다는 압박은, 실제 관계를 지속하는 데 큰 피로를 유발합니다.

‘테도남’, ‘에겐남’, 그리고 ‘테토녀’, ‘에겐녀’까지.

이런 언어들은 결국 사람을 성향이 아닌 소비 가능한 이미지로 만들고, 그 이미지에 따라 상대를 평가하고 걸러내는 습관을 학습시킵니다.

하지만 인간은 결코 단일한 기질이나 정체성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조금 감정적인 사람이 추진력이 없다는 뜻도 아니고,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이 공감을 못 한다는 뜻도 아니죠.

관계는 범주화가 아닌 이해와 조율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단어에 휘둘리기보다, 눈앞의 사람 자체를 바라보는 연습이 더 필요한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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