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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옛날을 그리워하고 동경하는 것이 좋을까?

by 하루 세개의 알찬 정보 2025.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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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그때가 좋았지'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게 됩니다.
어린 시절의 여유, 사회가 단순하던 시절, 심지어 군대생활도 웃으며 추억으로 회상하는 순간들.
하지만 이 회상은 얼마나 사실일까요? 
최근 유럽에서는 중세를 동경하며, 십자군 전쟁에 대한 환상을 가져 자신과 반대의 성향을 갖은 사람 대상으로 테러를 가하거나 심지어 집단 학살까지 이르르는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존재했었습니다.
https://www.jej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954998
 
우리는 왜 과거를 이상화하고, 그 왜곡된 기억에 정치적 혹은 경제적 미래를 걸게 되는 걸까요?
이 글에서는 집단 회고본능에 숨겨진 정신학적, 정치경제학적, 역사적 맥락을 중심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목차

  1. 회상은 왜곡된다: 정신학적 관점에서 본 '그때가 좋았지'
  2. 중세는 정말 황금기였나? 역사적 진실과 허구
  3. 정치의 도구가 된 향수: 중우정치와 포퓰리즘의 배경
  4. 탈진실과 자국 중심주의로의 회귀, 그 위험성

1. 회상은 왜곡된다: 정신학적 관점에서 본 '그때가 좋았지'

심리학자 다니엘 카너먼은 인간이 과거를 평가할 때 **최고조와 마지막 경험만을 기억하는 '피크-엔드 효과'**를 제시했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는 과거를 사실 그대로 기억하지 않습니다.
불편했던 시절조차 '정이 있었다', '끈끈했다'는 식으로 해석하게 되는 건 현재 삶의 불확실성을 보상받고자 하는 무의식적 기제일 수 있습니다.
 
특히 사회가 불안정할수록 개인은 ‘안정되었던 과거’를 소환합니다.
이는 단지 향수가 아니라, 현재에 대한 불만을 합리화하려는 집단적 자기위안이 되는 것이죠.
 
 

2. 중세는 정말 황금기였나? 역사적 진실과 허구

유럽에서 흔히 '중세주의자(Medievalism)'들이 교회 중심, 기사도, 전통 가부장 질서를 이상화하며 그 시절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실제 중세는 전쟁과 기근, 질병, 무지와 종교적 억압이 난무하던 시대와 아울러 몇몇 학자들의 말로는  중세가 생각보다 개방적이었고, 도시민의 자유, 여성의 자산권, 동성애 관용 등의 요소도 존재했다고 분석합니다.
결국 현대인의 중세 동경은 **극히 제한된 기록과 이미지에 의존한 '상상된 과거'**에 불과합니다.
 
 

3. 정치의 도구가 된 향수: 중우정치와 포퓰리즘의 배경

정치에서는 이 '과거 회고'가 더욱 위험한 방식으로 이용됩니다. 브렉시트,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한국의 일부 극우 정치담론 등은 공통적으로 “그 시절로 돌아가자”는 메시지를 반복합니다. 이는 중우정치(demagoguery)의 전형으로, 사실이 아닌 감정과 향수에 호소하는 전략입니다.
과거는 안전했고, 국민은 하나였고, 경제는 나아졌다는 식의 이미지는 현실과의 괴리를 무시하고 대중의 불만을 단기적으로 잠재우는 마취제로 작용합니다.
 
 

4. 탈진실과 자국 중심주의로의 회귀, 그 위험성

현재는 정보가 넘치는 ‘초연결 시대’입니다.
그러나 이 속에서 역설적으로 사람들은 객관적 진실보다 개인적 신념을 중시하는 ‘탈진실(Post-truth)’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여기에 자국 중심주의가 결합되면, 사회는 금세 내부자 vs 외부자의 대결 구도로 흐르고 맙니다.
 
이는 경제 불황기, 사회 혼란기에서 더욱 심화되며 결국 포퓰리즘 정치, 극우 정당의 부상, 혐오 담론의 확대 등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옛날로 돌아가자'는 구호는 단지 후퇴의 상징일 뿐이며, 미래에 대한 계획 없이 과거를 붙드는 행위는 집단적 자멸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우리가 ‘그때가 좋았지’라고 말하는 순간,
그 안에 담긴 감정이 향수인지, 현실 회피인지, 혹은 누군가가 만들어낸 정치적 프로파간다인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진짜 문제는 옛날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왜 그 시절을 동경하게 되었는가에 있습니다.
 
진보는 과거를 잊는 것이 아니라, 그 한계를 이해하고 극복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그때보다 나은 지금, 그리고 더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건 회상보다 현실 인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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